Diary

향린에서

tomato13 2009. 10. 3. 23:07

추석 당일이어서 그런지 자주 가던 곳(?)들이 모두 문을 닫았다. 오전에는 제사를 지냈는데 다소 성의가 없는 태도에 아버지에게 눈치를 받은 듯 하다. 물론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었으나 그래도 나름 반성을 하게 되었다. 이전에 읽던 "벙어리 목격자"라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을 하나 들고 서울로 향하게 되었다. 지광을 만나기 위해서였고 용인에서 특별히 갈데도 없어서였다. 강남역 주변이 오늘같이 한적한 것이 의외였다. 평소같으면 서점에서 시간을 보내겠으나 그냥 한남대교로 걸었고 오래지 않아 도착할 수 있었다. 이른 시간인지라 PC방에서 나름 이런저런 글들을 읽어보고 지광을 만났다. 조깅을 하기로 한 날이었다. 이전에는 한남오거리에서 국립극장까지 뛰었는데 오르막이 계속되어 정말 힘들었었다. 오늘은 한강을 따라 옥수 그리고 응봉(?)역까지 가기로 하였다. 조깅이라면 나도 수년간 참 많이 하였는데 정말 괜찮은 코스였다. 오른편에는 한강이 넓게 마주하고 강바람이 시원했으며 햇볕도 그리 따갑지도 않았다. 그리고 경사가 없는 평지인지라 페이스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었고 자동차와 같은 갑작스런 방해물도 없었다. 왕복으로 약 3~4KM정도 뛴 듯 하다. 갈 때는 조금 빨랐고 돌아올때는 다소 천천히왔다. 종종 생각해보지만 그래도 서울은 참 살기 좋은 곳 같다. 한남동의 한 커피집에 들러 잠깐 얘기를 나누고 지광은 돌아갔다. 나는 남아서 들고왔던 추리소설을 마저 다 읽었는데 사실 읽는 것이 쉽지 않았다. 탐정 포와르는 소설 중반쯤부터 계속해서 용의자들과 얘기(면담)을 나누게 되는데 나는 누가 누구인지부터 계속 헷갈릴따름이었다. 결국 마지막에 포와르가 범인을 멋지게 추리해낼때 아하~하는 즐거움을 가졌던 듯 하다. 보통 과학적 논리하면 과학, 수학등을 생각하게 되는데 간혹 철학서적 혹은 오늘과 같이 추리소설등에서 나로서는 익숙하지 않은 추상화된 개념 혹은 사건에 대한 논리를 접할때면 사실 신선한 매력을 느끼곤한다. 저녁에는 수색에 들리고자 하였으나 나름의 일정으로 집에 돌아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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