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무선사에서

tomato13 2007. 11. 23. 20:15

오늘은 꽤 힘든 하루였다.... 아마도 어제의 ad-hoc업무가 오전까지 계속되는 것이 발단이었을 듯 하다. 내가 하는 일은 후배 동료에게 많은 부분을 의존해야하는 일이다. 매우 성실하게 잘 협조해 주어서 다행이다.. 그런데 내가 문제였던 것이다... 어제부터의 무언가 짜증탓일까... 무언가 화가 난 것 같다... 나는 동료에게 개발산출물에 소스도 함께 요구했고 동료는 binary만을 건네주었다. 이유인즉 소스는 svn이라는 shared repository가 있으니 필요하면 내가 가져가면 되는 것이었던 것이다. 물론 그랬다. 하지만 svn은 동료가 속한 툴팀에서의 repository이며 보다 상위조직인 내가 그것을 이용할 의무는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소스를 요구할 권리는 있었던 것이다... 평소같으면 그냥 repository에 접근하기 위한 준비를 했을 것이다.(이 또한 물론 처음이기에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근데..... 그렇다. 그렇게 했다.ㅡ.ㅡ 하지만 속으로 짜증이 크게 일어난 듯 하다. 공평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증폭되었다. svn을 관리하는 신입후배사원이 별도로 있는데 유능하게 소문난 동료였다. 메신저로 말을 걸어도 응답이 없고 직접 가서 물어보니 프로그램을 다시 깔으라는 말을 정중(?)하게 하였다.(생각에 그건 성급한 조언이 아닐까...) 욱하는 O형이기에 흥분했을 때 조심하고 싶었다... 모든 것을 접고 요청했던 것을 미루고자 하였다.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부분만을 우선적으로 하여 내 고객인 무선사를 지원코자 생각했다. 그러나 업무적인 선에서 내 입장을 메일로 남겼다. 퇴근시에 메일이 왔고 소스도 ZIP으로 건네주었다. 퇴근해도 되겠느냐는 말까지 하였으니 사실 정말로 꽤 예의바르고 성실한 후배인 것이다...(그런데 다른 그 유능하다는 후배에게는 나의 열등의식일터이다.. 하여간 좀 그렇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는 svn접근 문제는 모르겠다(?)는 답을 주었다.(나만 그런 것 같다는...ㅡ.ㅡ;;) 프로그램을 수행하니 정상적으로 돌지 않는 듯 하다...ㅡ.ㅜ;;(내가 무언가 실수를 한 것일 수도 있다..)

 

길게 썼다... 난 '갑'으로 대표되는 대기업에 다니지만 '을'의 상태에서 사업부를 지원하고 부서에서도 업무의 성격이 '을'인 듯 하다. 항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자 하지만 이렇게 갈등이 쌓이면 사실 매우 힘들어진다.. 비약일 수 있으나 약자로서의 비애를 종종 꽤 절실하게 느끼곤한다. 젊기에 부끄럽지는 않다. 그만큼 노력하고 있지 않은가...(아니, 반성하고 더 노력해야할 것이다...) 밖에는 비가 온다... 냉혹한 세상이지만 항시 선택의 자유가 있기에 좋은 것이다... 현실에서 벗어나 꿈꿀 수있는 자유가 있고.. 홀로 공부하며 노력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홀로 부족한 면을 보완해볼 수 있는 자유가 있고... 홀로 감히 냉혹한 현실속을 걸어가고 뛰어갈 수 있는 자유가 있는 것이다... 누구도 원망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모두 좋은 사람들이다... 하지만 약해지고 싶지는 않다... 번개도 이는 듯 하다. 소중한 보람된 하루였다...